기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현재 세계 랭크 4위의 최강 왼손잡이 테니스 플레이어 라파엘 나달은 오른손잡이다. 경기 운용에 있어서 왼손잡이가 유리하다는 코치(삼촌)의 어렸을 때 조언에 따라, 그야말로 노력하나로 테니스는 왼손으로 친다. (실제 왼손잡이와 경기를 해보면, 무조건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와의 경기에서 유리하지만은 않다. 양날의 검처럼 장점은 더 강하고 약점은 더 약한 부분이 있다)

(살짝 뜬끔없는 얘기긴 하지만) 나달의 경기를 보다가  ‘나도 왼손으로 연습을해서 스위치 플레이어가 되는 건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 몇 번 볼머신 앞에서 왼손으로 공을 쳐보고는 바로 포기했다. 그런데, 오늘 낯선 사람들과의 테니스 경기에서 나의 상상을 현실로 구현시킨 사람을 만났다. 오른손으로 잘 치다가, 왼쪽 백핸드 방향으로 (갑자기) 날아오는 공을 왼손으로 라켓을 고쳐 잡고 왼손잡이처럼 공을 치는 것이 아닌가? (그 사람만 집중해서 본 게 아니라서, 난 그 사람이 왼손잡이인 줄 알았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경기를 계속 지켜보다가 난 하나의 사실을 깨달았다. ‘그냥 오른손으로만 제대로 치는게 낫겠구나’라는… (만약 그 사람이 굉장히 잘쳤다면 얘기가 달라졌겠지만,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중하위정도였다) 뭐 이런저런 기술적인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연한 사실인데, 우연한 검증을 통해 확인한 순간이었다.

테니스를 하다보면 익혀야 할 기술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에, 게다가 그 기술들을 익히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에 대한 심적-육체적 장벽에 (여러번)부딪히게 된다(아이러니하게도 이게 테니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생각함) 누군가와 신나게 테니스 게임을 하고 그 게임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 정도가 되려면, 그 여러가지 기술들의 대부분을 어느정도는 익혀야 가능하다. (테니스 얘기를 하려고 시작한 글이 아닌데 자꾸 글이 삼천포로 빠지는 관계로 중간을 과감x엉뚱하게 생략하고 그냥 결과로 넘어 가겠다 = 이 부분을 몇번이나 썼다 지웠다 하다가 내리는 특단의 조치)

같이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 중에는 거의 프로 수준으로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도 제법있다. 그렇지만 이 사람들도 종종 실수를 하고, 실력이 훨씬 떨어지는 내 눈으로 보기에도 약점이 있다. 그런 고수들과 중수들, 또는 나 같은 하수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었일까?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기본’이다. 실수를 줄이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힘의 바탕은 탄탄한 기본이다.  테니스의 기본중에 기본인 포핸드 스트로크를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은 이미 중수 이상이고, 고수치고 포핸드 스트로크가 약한 사람은 없다.  위에서 말한 스위치 플레이어를 보면서 ‘오른손으로만 제대로 치는게 낫겠구나’라고 생각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이다. 약점인 백핸드를 손을 바꿔가면서 보완하는 건 그 나름대로 완벽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경기 내용을 계속 보다보니 백핸드는 작은 수 / 포핸드는 큰 수였으며, 그 사람은 작은 수를 가끔 잡는 대신 큰 수에서는 더 많이 놓쳤던 것이다.

간만에 쓰는 장문에 지칠대로 지쳐서 후다닥 결론을 낸다.
1. 꼼수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지 말자. 당장은 해결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엔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기본이 탄탄하면 그런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2.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은 테니스를 많이 친 사람이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ne + sixteen =